본문으로 바로가기
제목, 출처, 교수명, 날짜, Views, Comment 제공
제목 [이상엽의 공학이야기]교육을 바꿔야만 한다, 지금 당장 출처 경향신문
교수명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날짜 2019-10-16 Views 15 Comment 0

l_2019101701001952700156152.jpg

 

매년 1월 말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들이 모여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토론을 통해 세계경제의 전망과 여러 정책들의 방향 등을 제시하며 큰 주목을 받는다. 중국이 세계 2강으로 부상하면서 2007년부터는 하계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새로운 챔피언들의 연례총회가 다롄과 톈진에서 매년 번갈아 가며 개최되어 왔다. 하계 다보스포럼의 특징은 혁신, 과학기술, 창업가 정신이 주요한 주제들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혁신에 중요한 교육에 관한 주제들도 그간 많이 다뤄져 왔다. 내가 계속 참여했던 이 교육 세션들 중에서 흥미로운 결론이 도출되었던 적이 있다. 10여년 전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여러 나라 교육부 관계자들과 함께한 세션에서 “앞으로는 학교에는 숙제하러 가고 집에서 공부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즉, 숙제할 때 잘 몰라서 선생님이 필요한데 집에는 선생님이 없으니 학교에 가서 숙제하고, 공부는 집에서 교과서, 참고서 등을 보며 혼자서도 할 수 있는데 굳이 교실에서 칠판만 쳐다보고 하는 것이 생각해 볼 점이라는 데서 나온 말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유튜브나 무크, 코세라, 테드 등을 통해 세계적인 학자들의 명강의를 들을 수 있고, 그 외 많은 지식들을 본인이 쉽게 찾아서 습득할 수 있다. 우리는 모르는 것은 검색엔진에 물으면 어느 정도 수준의 답은 대부분 얻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상엽의 공학이야기]교육을 바꿔야만 한다, 지금 당장

세계경제포럼은 2015년 전 세계 전문가들과의 연구를 통해 21세기 더욱 벌어질 기술격차 문제와 그 문제를 풀기 위하여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교육을 위한 새로운 비전: 기술의 가능성을 풀기’라는 리포트를 발간하였다. 우선 21세기 필요한 기술을 크게 세가지 특성으로 구분하고 16가지 매우 중요하게 습득해야 할 세부 내용들을 제시하였다. 첫째는 학생들이 핵심기술들을 매일매일 풀어야 할 과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적 지식이다. 이 기초적 지식과 소양에는 문해력, 수학, 과학, 정보통신기술, 금융, 문화 시민의식의 6가지가 강조되었다. 둘째는 학생들이 어떻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지에 대한 능력이다. 이에는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소통력, 협업능력의 4가지가 포함되었다. 셋째로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요구되는 개개인의 질적 역량이다. 이에는 호기심, 목표설정 및 추진능력, 끈기, 변화 적응력, 리더십, 사회문화적 인식능력의 6가지가 포함되었다.

이 중에서도 미래 인재의 핵심인 소통, 협업, 문제해결 능력은 어떻게 함양할 수 있을까? 답은 2010년 설립되어 2014년 첫 신입생들을 받은 미네르바 스쿨에서 일부 찾을 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있지만 캠퍼스가 따로 없으며 학생들은 세계를 돌며 글로벌 기업들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로 성장한다. 교수와 화상수업을 하며 인턴십, 토론, 많은 양의 과제 수행을 통해 수업만이 아닌 학생의 경험 전체를 교육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교육을 통해 효과적 의사소통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함양 습득 발전시키며, 자연스럽게 협업능력을 배양한다. 하버드대나 MIT보다도 입학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미네르바 스쿨에 열광하는 이유이다.

또한 사회적 능력과 감성적 능력이 중요하다. 미래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고 소통하고 협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된다. 미래의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을 평가할 때 지식의 수준을 시험으로만 재단하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그룹으로 협업을 한 뒤 그 협업의 결과물의 우수성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 과정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 입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그들이 가질 직업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 또한 교육시스템의 혁신을 이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우리가 다 알면서도 실제 학교 교육에 적용하지 못했던 것들부터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공감능력, 상호존중, 협상능력, 감정조절능력, 실패로부터 배우는 능력, 성공을 위한 자신감, 자기결정능력 등을 함양시키도록 해야 한다. 좋은 문제를 찾는 능력과 그렇게 문제를 찾기 위한 충분한 전공지식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이러한 21세기 필요 인재들을 길러내는 데 적합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없다는 학생들과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가 없다는 기업. 이러한 불일치는 이미 우리 교육시스템이 잘못되었다고 오래전부터 말해 왔다. 우리가 교육시스템을 바꾸지 않았을 뿐.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기업들은 미래 신사업을 이끌어가기 위하여 자체 교육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인적자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신사업 업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및 연구 통합 플랫폼인 SK유니버시티를 출범시킨다고 발표하였다. 기업과 대학이 특정 분야 교육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들을 이용한 계속교육과 평생교육은 한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교육방식이 될 것이다. 당연히 대학들도 변신을 하여야 한다. 카이스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에듀케이션 4.0과 융합기초학부 프로그램은 미래에 새롭게 요구되는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한 시스템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빠르게 변혁하는 미래시대에 필수적인 문제해결능력과 협업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매우 우수하며 무한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내 제자들만 봐도 그렇다. 이미 졸업을 한 많은 제자와 지금의 제자들을 보면 내가 그들 나이 때보다 여러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결국 교육시스템이 문제다. 우리나라가 미래 경쟁력을 갖기 위해 초·중·고 및 대학교 교육시스템을 지금 당장 혁신해야 하는 이유이다.


  1. [이상엽의 공학이야기]기후변화와 이산화탄소 이용 기술

    [이상엽의 공학이야기]기후변화와 이산화탄소 이용 기술

    지난해 7월 유럽을 강타한 열파(heat wave)는 프랑스에서 46.1도, 독일 42.6도, 벨기에에서 40.2도 등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모두 경신하게 했다. 특히 이 열파 기간 중 불과 5일 동안 그린란드에서는 550억t의 얼음이 녹았고, 8월1일 하루에만 130억t의 얼...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20-01-08 경향신문
    Read More
  2. [이상엽의 공학이야기]4차 산업혁명 시대, 9가지 혁명적 기술

    [이상엽의 공학이야기]4차 산업혁명 시대, 9가지 혁명적 기술

    2015년 9월7일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인류사회에 미치는 파괴적 혁신의 영향력’을 주제로 강의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자율주행, 정밀의료, 유전체공학 등 떠오르는 기술들이 사회, 경제, 정치, 문...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12-11 경향신문
    Read More
  3.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시스템 리더십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시스템 리더십

    지난 3일과 4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서는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퓨처 카운슬 서밋이 개최되었다. 이 글로벌퓨처 카운슬에서는 그 이름에 나타나 있듯이 미래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은 이 서밋은 글로벌어젠다 카운슬로 시작하여 ...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11-13 경향신문
    Read More
  4. [이상엽의 공학이야기]교육을 바꿔야만 한다, 지금 당장

    [이상엽의 공학이야기]교육을 바꿔야만 한다, 지금 당장

    매년 1월 말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들이 모여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토론을 통해 세계경제의 전망과 여러 정책들의 방향 등을 제시하며 큰 주목을 받는다. 중국이 세계 2강으로 부상하면서 2007년부터는 하계 다...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10-16 경향신문
    Read More
  5.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제조업의 변혁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제조업의 변혁

    독일의 신발 제조회사 아디다스는 다른 많은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건비가 저렴한 아시아에서 신발을 생산해 왔다. 2016년 독일의 안스바흐 소재 스피드팩토리를 통해 아디다스 퓨처크래프트 MFG(Made for Germany)를 출시하며 ...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9-18 경향신문
    Read More
  6. [이상엽의 공학이야기]DNA 데이터 저장기술

    [이상엽의 공학이야기]DNA 데이터 저장기술

    지난달에는 세계경제포럼의 2019년 10대 떠오르는 기술과 이들 중 DNA 데이터 저장기술을 제외한 9가지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았다. DNA 데이터 저장기술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내가 게재했던 해설을 기반으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 ...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8-21 경향신문
    Read More
  7.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올해 ‘떠오르는 기술’ 10가지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올해 ‘떠오르는 기술’ 10가지

    세계경제포럼은 2012년부터 매년 수년 내에 우리 사회와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기술을 10가지 선정해 발표해 왔다. 올해는 지난 1~3일 중국 다롄에서 개최된 하계 다보스포럼에 맞추어 2019년도 ‘10대 떠오르는 기술’을 발표...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7-24 경향신문
    Read More
  8.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유럽연합의 미래를 위한 급진적 혁신기술들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유럽연합의 미래를 위한 급진적 혁신기술들

    두 달 전쯤 유럽연합은 ‘미래를 위한 100대 급진적 혁신기술들’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약 330페이지에 달하는 이 보고서에는 방대한 과학기술 문헌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자동 분석을 하고 전문가 패널들이 수단계에 걸쳐 검증한 기술들이 ...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6-26 경향신문
    Read More
  9.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천연 식물의 좋은 성분, 미생물로도 만든다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천연 식물의 좋은 성분, 미생물로도 만든다

    토마토는 건강에 아주 좋다. 토마토의 여러 좋은 성분 중 라이코펜이라는 식물의 이차대사산물은 아스타잔틴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천연 항산화제이다. 이차대사산물은 어떤 생물체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필수적인 대사산물은 아니지만 성장이나 외부 유해균으...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5-29 경향신문
    Read More
  10.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인공지능 시대 준비하기

    [이상엽의 공학이야기]인공지능 시대 준비하기

    2016년 3월 전 세계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국을 경이롭게 지켜보았다. 심화학습(deep learning) 기반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4승1패로 승리한 이 사건은 인공지능의 무섭게 빠른 발전을 우리에게 각인시킨 계기가 되었다. 전기만 꽂아주면 먹지도, 자...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5-01 경향신문
    Read More
  11. [이상엽의 공학이야기]휴대폰을 통해 본 전자제품의 순환경제

    [이상엽의 공학이야기]휴대폰을 통해 본 전자제품의 순환경제

    지난 수십년간 전자 및 정보통신 산업의 눈부신 발전은 현대의 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큰 변혁을 가져왔다. 지하철을 타면 책이나 신문을 보는 사람보다 휴대폰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진 지 오래고, 잠들기 직전까지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보느라 ...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4-03 경향신문
    Read More
  12. [이상엽의 공학이야기]미래의 화학산업

    [이상엽의 공학이야기]미래의 화학산업

    지난 반세기 한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석유화학산업은 지난해 수출액만 501억달러에 달해 총 수출액이 6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석유화학산업은 거의 모든 산업에 기초가 되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전략산업이다. 그...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3-06 경향신문
    Read More
  13. [이상엽의 공학이야기]바이러스 감염질환의 위협과 대응

    [이상엽의 공학이야기]바이러스 감염질환의 위협과 대응

    필자는 지난 1월 말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의 연차총회, 일명 다보스포럼에 다녀왔다. 다보스포럼 직전에 발표된 올해 전 세계 위협요인들에는 예년과 유사하게 기후변화, 자연재해, 데이터 사기, 사이버 공격 등이 포함되었는데, 특이하게도...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2-06 경향신문
    Read More
  14. [이상엽의 공학이야기]플라스틱은 과연 환경의 적일까

    [이상엽의 공학이야기]플라스틱은 과연 환경의 적일까

    우리 몸의 70%는 물이고 우리 주변의 물건들은 70%가 플라스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생각하기가 힘들다. 가볍고 물성이 뛰어나며 값이 상대적으로 싸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plastic)은 그 어원이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2019-01-09 경향신문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